Page 12 - 문자와 상상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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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은 책의 형태로 제작되어 책력이라는 이름이 많이 사용되었다.
                             책력은 천문학과 과학기술이 발전한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다.
                                      책력은 일상에 필요한 농경생활의 지침서로서 또는
                                    길흉화복에 따른 관습적 일상의 지침서로서 활용되었다.
                                 농경사회에서 24절기에 맞추어 제작된 책력은 요긴한 선물로서
                                               귀중한 대접을 받는 물건이었다.









          여념이 없었던 만주국은 역설적으로 청조의 달력을 공식적으로

          발행했다.
            귀한 달력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이다. 일등
          공신은 엉뚱하게도 정치인이었다. 정치인들은 지역구 주민들에게
          돌릴 선물로 달력을 만들었다. 신문지만한 종이판 한가운데 큼지
          막하게 자신의 사진을 박고 12달을 빙 둘러 표기했다. 이때 정치인
          의 달력만큼 인기를 얻었던 달력은 숫자판 달력이었다. 그림은 없
          고 날짜만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것으로 지금도 어르신들이 선호
          하는 달력이기도 하다. 달력이 상품으로 등장한 것은 1950년대 중
          반이었다.

            1970년대에는 여성연예인 달력이 등장하면서 한편으로는 문화
          상품이기도 했다. 유명작가의 그림 작품을 사용해 문화적 삶의 공
          간이 되기도 했다. 1980년대 중후반부터는 풍경사진이 주를 이루
          었는데, 특히 외국 풍경사진이 인기를 끌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기
          업체나 사업장에서 홍보용으로 달력을 무료로 배포했기 때문에
          굳이 돈을 주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1980년대 언론보
          도를 살펴보면 ‘달력 풍년 내년 경기 겨냥한다’ ‘달력 인심 회복되                       1968년 산아제한이 실시되었던 시절의 달력이다.
                                                                      달력에 국가 시책이 홍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 등 호경기와 불경기 예상 지표가 기업의 달력 제작 물량이었음
          을 알 수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탁상용 캘린더와 소형 달력이 인기를 끌
          었다. 벽에만 걸어두던 달력이 책상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한편
          IMF를 겪는 동안 달력은 어디서나 쉽게 나누어주는 물건이 아니
          었다. 홍보용으로 제작되던 달력이 어려운 경기에 생산을 중단하
          게 되자 한 집 한 개의 달력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시대에 따라 달
          력도 진화되어 입체 달력이나 디지털 달력이 등장해 시대의 변화
          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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